[Biz] 버즈 마케팅 효과 좋네
[매경이코노미 2006-08-23 11:02]
“가출한 집 전화를 찾습니다.”
지난 4월, 서울 주요 도심에 이런 문구가 적힌 전단지가 수백장이 나붙었다. 그날 이후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의 블로그와 게시판에는 이 벽보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네티즌들의 글과 사진 등이 실렸다. 당시 이 전단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화제 사진으로 떠올라100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방문해 조회수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얼마 후 이 벽보는 ‘휴대전화를 집 전화처럼’이란 서비스 콘셉트를 내세운 LG텔레콤의 기분존(Zone) 티저 광고임이 밝혀졌다.
최근 이처럼 티저광고나 깜짝 거리 이벤트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내는 ‘버즈(Buzz) 마케팅(잠깐용어 참조)’이 새로운 광고 기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온·오프라인 동시 전개 효과 높아■
사실 버즈마케팅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기법이 아니다. 흔히 오프라인 중심으로 전개하는 구전마케팅(Word of Mouth)이나 온라인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것에 주목해 이름 붙여진 바이러스 마케팅과 그 뜻이 비슷하다. 차이를 따지자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동시에활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이 둘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개봉 12일만에 관객동원 700만 고지를 돌파한 한국영화, ‘괴물’은 버즈마케팅 전형을 보여준다.
‘괴물’의 오프라인 입소문 마케팅 역할을 맡은 건 시사회를 통해서다. 영화 ‘괴물’은 이례적으로 3번의 시사회를 가졌다. 특히 첫 시사회는 국내가 아닌 해외였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프랑스 칸에서 먼저 선보인 후 현지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배급과 투자를 맡은 쇼박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을 펼쳤다.
박은경 쇼박스 팀장은 “현지 관객과 언론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고 나서 ‘기립박수’를 영화 마케팅의 키워드로 삼았다”면서 “대부분 영화들이 자체 영상으로 홍보물을 만드는 것과 달리 기립박수 받는 장면을 메인으로 썼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칸 영화제 시사회 이후 바로 국내 개봉을 하지 않고 2개월 후에 기자 시사회와 일반 시사회를 여는 뜸들이기 전략을 구사했다. 결과는 대성공. 관객들의 기대치가 최고조로 달해 역대 최고 예매율을 기록하는 한편 개봉 후에는 각종 온라인 매체를 통해네티즌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괴물’은 단숨에 1000만 관객을 바라보게 됐다.
온·오프라인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마케팅은 탄탄대로를 걷는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해 알리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높은 광고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 LG텔레콤 기분존 홍보 전단지 제작에 들인 비용은 고작 1억원에 불과하다. 주요 포털에서 제공하는 메인 검색광고비가 클릭 당 평균 1000원임을 감안하면 당시 100만번 이상 클릭 수를 기록한 ‘기분존’ 게시물은 10억원 이상의 광고를 한 것과 맞먹는다. 비용대비 10배가 넘는 영양만점 광고가 된 셈.
이철환 LG텔레콤 마케팅 부장은 “전단지 홍보와 가두 이벤트로 화제를 일으켜 신문과 방송에도 자연스럽게 노출됐다”며 “TV광고 한편을 한 달 동안 집행하는데 15억~20억원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방송광고 전에 그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영화 ‘괴물’도 버즈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박은경 마케팅 팀장은 “TV, 신문, 온라인 등 매체 비용에 쓴 비용은 9억원 정도”라며 “이는 200만~300만명 정도 흥행을 한 영화 홍보비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괴물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경우 쇼박스는 약 84억원의 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흥미, 재미 없으면 실패 불 보듯■
아무리 전략이 뛰어나다고 해도 내용이 부실하면 성공할 수 없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버즈마케팅에서 특히 신경 써야 될 부분은 흥미와 재미있는 콘텐츠 구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분히 상업 광고의 냄새가 나더라도 소비자 관심과 재미를 끌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들이 진부하다고 느끼는 순간 곧바로 광고주의 의도성이 뻔히 보이는 통속 광고로 치부된다.
가수 이효리와 에릭이 주연으로 나온 애니콜 ‘애니모션’ 광고는 버즈마케팅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모범사례다.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애니모션’은 완성도 높은 음악과 화려한 영상으로 광고가 아닌 하나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었다. 광고에서 이효리와 에릭이 입은 옷과 춤 동작은 젊은 층을 열광시켰다.
또 방송광고 그치지 않고 인터넷 환경에 맞게 멀티유즈콘텐츠를 만든 것도 효과적이었다. 인터넷에서는 기존 광고 방송의 15초 광고를 벗어나 1분, 3분, 7분짜리 동영상이 네티즌들 입맛에 맞게 퍼져 나갔다. 애니모션 뮤직비디오와 벨소리, MP3 등은 각종 가요방송과 음악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효리와 에릭을 따라하려는 팬 카페와 회원들이 크게 늘었다. 해외 호평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 프랑스에서 열린 ‘2005 칸 라이온스 국제 광고 페스티벌’에서는 ‘애니모션 광고가 디지털 광고의 미래를 보여줬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애니콜의 버즈마케팅 효과를 산정하긴 어렵지만 애니콜 브랜드 가치가 3조원이 넘고 관리비만 100억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수십억원의 광고 비용은 아깝지 않다.
지난 7월 버즈마케팅 전략 세미나에서 김종현 제일기획 국장은 “TV, 신문, 라디오, 잡지 등 통적 4대 매체 광고만으로는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광고 메시지에 ‘의외성’ ‘엽기발랄’ ‘성적(性的) 유머’ ‘호기심 자극’의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버즈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무조건 띄우기 전략을 경계한다. 김종현 제일기획 국장은 “마케팅은 방향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는데, 화제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다 보면 마케팅 지속성이 떨어져 브랜드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수많은 광고 매체와 메시지가 범람하는 지금, 소비자 마음을 비집고 들어갈 1% 광고 메시지를 찾기 위해 마케터들은 오늘도 크레이티브와 씨름을 멈추지 않는다.
▷잠깐 용어
·버즈(Buzz) 마케팅:‘꿀벌이 윙윙거리는 것’처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상품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 기법을 말한다. 구전마케팅의 일종이다.
[김충일 기자]




인형의 크기와 재질, 생김새, 소품, 장소, 동선, 연기 등을 고민했다. 단순히 멋진 퍼포먼스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전단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집전화기의 가출 사건을 알렸듯이, 그들에게 집전화기가 가출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은 술을 마시고, 구걸을 하고, 마라톤에도 참가하고, 번지점프도 하고, 여의도 벚꽃 축제에서 자살을 시도하고, 중국 만리장성이나 천안문 광장에서 시위도 했다. 수많은 사람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한 집전화기에게 말도 걸고 시비도 걸고 했지만 그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궁금한 사람들은 인터넷 지식검색 등을 통해 질문을 했고 그들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기 시작했다.
가출한 집전화기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던 인터넷 세상에 TV용 티저 광고가 방송된 후 비밀은 하나 둘씩 풀려가기 시작했다. ‘아! 집전화기를 가출하게 한 것이 LG텔레콤이구나.’ 길거리나 인터넷에서 접했던 가출한 집전화기들이 이젠 신문광고, TV광고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집전화기 가출 사건과 LG텔레콤 사이의 관계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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