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전원재판부는 27일 민영 방송광고판매대행사인 T사가 “코바코와 코바코가 출자한 회사(이하 코바코 등)만 지상파 방송광고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방송법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내년말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토록 했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당정이 추진하고 있는 민영 미디어렙의 내년말 도입 방침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광고업계에서는 이런 표면적인 이유와 달리 실제로는 그룹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통한 재산 증식에 나선 모양새라고 지적한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것은 한국적 방송광고제도인 법적 커미션 제도 때문인데, 광고회사는 방송광고의 독점적 미디어랩인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를 통해 법적으로 9.3~12%의 방송광고대행수수료를 지급받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이를테면 100억 원 상당의 방송광고를 집행하는 광고회사라면 광고공사로부터 약 10억 원의 법적 수수료를 받는 것. 이 같은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데, 1980년대 당시 전두환 군사정부가 광고를 통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안정적인 수수료를 그룹 스스로 챙기고 나선 것이 최근 자사 광고회사 설립의 주된 이유라는 게 광고업계의 지적이다.
그룹이 자사 광고회사를 설립한 이후 그룹 내 계열사는 물론, 관계사 심지어는 하청업체의 광고 물량까지 ‘몰아주기’ 현상이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2005년 5월 자본금 30억 원으로 설립한 자사 광고회사 이노션이 대표적으로, 그해 148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광고회사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하더니 이름해인 2006년에는 4809억 원으로 3위로 올라섰고, 2007년에는 5088억 원의 매출에 순이익 116억2400만 원을 올렸다. 물론 이러한 매출 증대는 현대·기아차그룹, 현대모비스 등 그룹 광고 물량의 집중화, 그리고 범현대가와 현대와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대부분 기업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노션에 광고대행을 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노션의 광고주 현황을 보면 특수관계인 코오롱그룹의 코오롱패션주식회사, Fnc코오롱과천지점, 코오롱건설, 캠브리지 등은 물론, 한국타이어 등 매우 다양하고 특수한 관계로 맺어진 광고주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재산 증식이 그룹의 주주를 위한 것이 아닌, 그룹 오너의 친인척 몫이라는 것. 자사 광고회사 경영자의 상당수가 재벌그룹의 2세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업계에서는 재벌그룹 2세들에 대한 재산 증여 방식이 다국적 음식 체인점, 화랑에 이어 광고회사를 차려주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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